[그라운드 요지경] 태국 총리 '축구 탄핵' 위기
[스포츠조선 2004-05-21]
태국의 존경받는 'CEO 지도자' 탁신 총리가 축구때문에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 구단 인수를 추진하면서 투입한 돈이 정부재정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부유출', '스포츠 진흥'을 두고 국론이 분열되면서 탁신 총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가 촉발된 것은 지난 10일(한국시간) 탁신 총리가 리버풀 주식 30%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면서부터. 당시 태국 축구팬들은 총리가 축구 종주국의 명문 클럽을 좌우하게 된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낀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들이 이튿날 주식 취득비용 43억바트(약 1200억원)의 출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고, 정부 공보관이 '취득자금의 대부분은 공적자금'이라고 공표하기에 이르렀다. 재벌총수 출신인 총리가 사재를 터는 희생을 감수하는 줄 알았던 국민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 '혈세가 외국의 축구단을 사는데 동원되는 것은 재정낭비'라는 비판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탁신 총리는 명문 클럽과 교류하면 축구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해명했지만 성난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더구나 지난 20일 리버풀 인수자금 100억바트를 조달하기 위해 축구복권을 발행키로 하자 국민의 푼돈까지 노린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열성 축구팬으로도 유명한 탁신 총리가 축구때문에 쇠락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 최만식 기자 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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