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연합뉴스) 장재은기자
지난해 함께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발탁된 남매 체조선수 배물음(15.여.광주체중), 가람(12.서림초)이 제3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나란히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동생 가람은 금메달을 땄지만 누나 물음은 부상 투혼에도 불구하고 은메달에 그쳐 소년체전 동반 우승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물음, 가람 남매는 체조에만 전념하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소년소녀 가장.
어머니가 8년전 가출한 데 이어 3년전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 가족이라고는 팔순의 조부모 밖에 없다.
나윤경 서림초 감독과 최규동 광주체육중 감독의 보살핌으로 체조 꿈나무로 성장한 이들은 지난해 체조 사상 처음으로 남매가 함께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돼 '내일의 태극마크'를 위해 비지땀을 흘려왔다.
이날 마루를 제외한 남자 초등부 5개 종목별 결승에 진출한 가람은 철봉에서 금메달, 뜀틀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물음은 왼쪽 발등뼈가 금이 가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전을 강행했지만 한 종목에서도 우승하지 못했고 뜀틀 은메달에 만족해야만 했다.
물음이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되기 때문에 더 이상 소년체전에 출전하지 못해 이들 오누이의 동반 금메달 꿈은 끝내 이루지 못하게 됐다.
지난 대회에서는 물음이 단체와 뜀틀에서 정상에 올라 2관왕에 올랐지만 그때는 동생 가람이 부상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다.
경기를 일찍 끝내고 누나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가람의 얼굴은 금메달리스트답지 않게 시무룩했다.
강도 높은 훈련 때문에 팔둑이 굳은살 투성이인 가람은 "누나가 다쳐서 경기를 잘하지 못했다"면서 말끝을 흐렸다.
가람은 자신의 고향선배이자 올림픽 뜀틀 은메달리스트인 여홍철 경희대 교수가 "가장 존경하는 체조선수"라고 말했다.
뜀틀을 좋아하는 가람은 이날 뜀틀 결승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울음보를 터뜨리기도 했다.
가람은 아직 초등학교 6학년이기 때문에 정식으로 태극마크를 달기에는 시간이 한참 흘러야 하지만 물음은 곧 소집되는 국가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체조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들은 현재 조부모를 떠나 광주체육중학교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이주형.이장형, 양태형.양태석의 뒤를 잇는 형제 국가대표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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